지난해 12월 지식경제부로부터 ‘차세대 일류상품 및 생산기업’으로 선정된 베트올. 이 회사의 임직원들은 “예상 밖이었다”며 흥분하고 있지만, 지식경제부는 베트올이 개발한 반려동물 질병 신속 진단키트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는 반려동물의 감염성 질병 및 기타 질병 유무를 조기에 신속하게 시각적으로 진단하는 제품이다. 지식경제부는 이 제품이 5년 내에 세계 5위 진입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반려동물(companion animal)은 애완동물을 대신하는 또 다른 이름이다. 동물들이 인간에게 주는 혜택을 존중해 이들을 단순히 장난감 정도로 여기지 말고 더불어 사는 존재로 대우하자는 뜻에서 붙여졌다. 애완동물을 인생을 함께하는 반려동물로 여기는 주인이 늘어나면서 이들의 건강을 돌보는 의료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베트올은 바로 이런 시장을 주목하고 2006년 12월에 설립됐다.

김정미(44) 베트올 사장은 “동물 의료 시장이 매년 10% 이상 증가하고 있다”며 “선점이 곧 수익 창출로 직결된다”고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아직도 미지의 분야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 78개국에 진단키트를 수출 중이다. 회사 설립 당시부터 아직 반려동물 시장이 성숙하지 않은 우리나라보다 세계시장을 겨냥했던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베트올의 지난해 매출은 5억원으로 2007년(3억원)보다 67%가 증가한데 이어, 올 들어서도 1~2월 중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80% 상승했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베트올의 진단키트는 해외 경쟁기업 대비 가격 경쟁력은 180%, 품질 경쟁력은 130%, 기술 경쟁력은 140%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았다.

김 사장은 이화여대 생물학과와 서울대 약학과(보건학과)에서 학사와 석사학위를 얻고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미국 텍사스 오스틴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김 사장은 MIT에서 연구원으로 지내다 귀국했다. 이후 바이오업체인 바이오메드랩의 연구소장, 이수화학·이수앱지스 진단사업팀장을 맡았다. 베트올 직원 대부분이 이수앱지스 진단사업팀에서 동고동락했던 동료들이다.

그는 줄곧 질병진단 분야 한 우물을 팠다. 처음엔 동물이 아닌 인간이 대상이었지만 인체용 진단 시장의 미래가 불확실하다고 판단, 결국 동물 진단 시장으로 과감히 전환했다.

“동일한 기술을 기반으로 한 동물 진단 시장은 상대적으로 적은 경쟁자와 제품의 품목 수로 개발해야 할 여지가 많아 무한한 가능성이 잠재돼 있죠. 인체용 진단 분야에서의 기술과 경험을 동물 진단 분야에 적용해 확대한다면 단시간에 이 분야의 리더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예비 세계적 기업인 베트올은 아직 규모가 작다. 경기도 고양시 한 벤처타운 403호에 본사, 공장, 기업부설연구소 등이 한꺼번에 모여 있다. 총 면적은 264㎡. CEO 집무실이 따로 없다. 대신 영업을 전담하는 전무와 함께 쓰는 조그마한 임원실이 마련돼 있다. 하지만 베트올 임직원들의 각오가 다부지다.

5년 내 반려동물 진단 분야에서 글로벌 톱5에 들고, 10년 안에는 반드시 동물 진단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것이 베트올의 마스터플랜이다.

tip   베트올(주) 1등 경영 전략

1. 고객을 최우선

고객인 수의사나 거래처의 모든 문의(inquiry)를 최우선으로 접수하고 지체 없이 신속하게 대응함으로써 항상 고객이 원하는 것에 귀를 기울이고, 요청 사항이나 제안을 받아들여 대응 처리함으로써 고객 입장에서 신뢰할 수 있고 평생 함께 하고 싶은 파트너가 되자.

2. 집중화

동물 진단 분야에서도 연구개발 핵심 역량을 반려동물 분야에 집중하여 단시간에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함으로써 반려동물 진단 분야에서의 리더가 되자.

3. 원가 경쟁력 확보

후발주자이나 해외시장에서 타 제품과 경쟁 시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 제품 개발 당시부터 원가절감 전략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그로 인한 가격 대비 월등한 품질로 차별적 경쟁력을 확보한다.

김정미 베트올 사장

“힘들다고 버리지 않는 피붙이, 시장성 무궁무진”

“20만원을 주고 구입한 강아지를 살리기 위해 200만원의 수술비를 들이기도 하죠.”

김정미 베트올 사장이 동물 진단 시장에 뛰어든 이유다.

“시장의 현 상황은 초기 단계입니다. 성장성이 매우 높은 잠재력이 큰 매력적인 사업이죠. 이것이 동물 질병 진단키트를 사업 아이템으로 정한 배경입니다.”

  김 사장의 첫 직장은 국립보건원. 신분이 보장된 공무원이었다. 그러나 틀에 박힌 생활이 반복돼 답답하게 느껴지자 사표를 던졌다.

“저를 포함해 10명이 일하고 있는데, 누구 혼자 잘해서 잘되는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각 분야의 최고의 선수들이 모두 열심히 해준 덕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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