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질병 진단 키트 개발 생명공학 여성리더 야심

  • 입력 2008년 11월 7일 02시 57분


여성창업 대상 김정미 ‘베트올’ 대표

“너희들이 커서 존경할 수 있는 선배가 되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엄마를 이해할 수 있지?”

동물 질병 진단 키트 개발업체 베트올의 김정미(44·사진) 대표는 매일 아침 집을 나서며 두 딸에게 이렇게 얘기한다.

창업한 지 2년이 채 안 된 회사를 이끌면서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아이들에게 신경을 못 쓸 때가 많다. 하지만 변치 않는 두 딸의 응원은 그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힘이다.

김 대표는 “초등학교 4학년인 막내딸이 커서 엄마처럼 되고 싶다는 말을 할 때 가장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28일 중소기업청이 주최하고 한국여성경제인협회가 주관한 ‘2008 여성창업경진대회’에 회사 직원 8명과 함께 출전해 대상을 받았다.

2006년 12월 설립된 베트올은 ‘동물 질병 진단 키트’를 개발하고 생산한다. 당뇨병, 고지혈증 등 인간의 질병을 진단하는 데 많은 검사 방법이 쓰이는 것처럼 개 심장사상충, 개 홍역 등 동물 질병을 알기 위해 여러 진단 기구가 필요하다.

1996년 미국 오스틴 텍사스주립대에서 약리·독성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국립보건원과 바이오벤처 기업 등에서 사람의 질병 연구에 몰두했다. 사람이나 동물이 병에 걸리는 과정은 비슷하기 때문에 당시 축적된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창업 후 4개월 만에 신제품을 내놓았다.

베트올은 지난해 9월 산업자원부의 ‘신기술보육사업’으로 선정돼 기술개발자금을 지원 받았고 올해 8월에는 중소기업청의 ‘중소기업기술혁신과제’에 뽑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김 대표는 “창업을 생각한다면 우선 철저히 준비하고 정부의 정책자금을 적극 이용하라”고 조언했다. 생명공학의 글로벌 여성 리더가 되는 것이 김 대표의 궁극적인 목표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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